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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고발

파렴치한 킨더초콜릿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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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EBS 어린이 프로를 보는 시간마다 꼭 나오는 광고가 있다.



초콜릿을 사주지 않으면 사랑도 없고 사랑 표현도 못하는 부모라는 암시를 거는...


쌍팔년대에도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유치하면서 양심도 없는 거짓말 광고.


처음 이 광고가 나왔을 때 이를 본 나는 그 뻔뻔함에 경악을 했었다.



바로 페레로로쉐에서 만들어 세계적인 인기를 끈 '킨더초콜릿' 광고이다.


한국에서는 매일유업이 페레로의 밀크초콜릿인 '킨더초콜릿'과 페레로로쉐 초콜릿과 유사한 맛에 형태만 다른 초콜릿에 장난감을 함께 패키징한 '킨더조이'를 판매하고 있다.



킨더초콜릿 대표 광고 '손 그림자' - 유튜브 캡쳐



킨더초콜릿 광고는 지금까지도 계속 활용하고 있는 '손그림자'란 제목의 광고가 있는데 이 광고의 음성 스크립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엄마, 이것봐봐!"

"엄마백조는 아기백조를 사랑해요"

"엄마 맛있는거 주세요"

"엄마도 킨더로 사랑을 보여줄께"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킨더와 함께 사랑을 나누세요"


"부드럽고 맛있는 킨더초콜릿 100g 속에는 우유 한 컵의 칼슘과 단백질이 그대로"


"나도 엄마 사랑해"

"아이들이 좋아하고 저도 안심이예요"


"킨더초콜릿"


"사랑으로 크는 우리아이"




내용을 들여다 보면 엄마가 아이에게 초콜릿을 먹이는 행동을 최대한 아름답게 포장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1) 우선 성우는 최대한 행복한 느낌으로 시종일관 웃는 톤으로 이야기를 하며

2) 거의 모든 문장마다 '사랑'이란 단어를 넣는데, 30초 광고에 '사랑'이 5번이나 들어있으니 이 단어를 얼마나 억지로 구겨 넣었는지 알 수 있다.

3) 또한 화면은 매우 밝은 대낮의 야외 배경으로 구성했고

4) 심도 얕은 촬영으로 보케가 생기게 함으로서 최대한 아름답게 보이도록 노력했다.



어린이에게 초콜릿을 사주는 것은 건강에 유익한 점이 없다는 것이 상식이고, 치아 건강에 특히 좋지 않아서 부모로서는 죄악으로 알고 있는게 보통인데 페레로로쉐는 이를 합리화 하는 것을 뛰어넘어 "초콜릿을 아이 입에 물려주지 않으면 사랑도 없고 부모도 아니다"라는 느낌의 광고를 제작하여 이를 보는 부모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식의 포장과 합리화는 사기이다.

근데 이런 사기가 아주 잘 먹혀들고 있다는게 문제이다.


킨더초콜릿은 국내 출시와 동시에 엄청난 광고물량을 쏟아부었고 현재도 TV를 통해 매일 광고를 내보내고 있는데 아래의 결과를 보니 한국의 부모들을 세뇌하는데 확실히 성공한 것 같다.


킨더초콜릿 구매후기 - 이마트몰 캡쳐




온통 칭찬 일색이다.



초콜릿이 언제부터 어린이를 위한 최고의 간식이었는지...

아이에게 초콜릿을 사주는게 언제부터 '사랑' 이었는지...


정신을 차리고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얘기들 뿐이다.


막대한 물량을 쏟아부은 '손 그림자' 광고의 영향력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별것 아닌 것 같아도 광고는 이렇게 은근하게, 점진적으로 우리의 의식을 변화시키고 조종하게 된다.


그래서 광고심의위원회가 있는 것인데 페레로와 매일유업에게는 무용지물이었던 것 같다.



광고는 킨더초콜릿을 아이에게 사주는게 왜 사랑인지 구체적인 설명은 전혀 하지 않는다. 다만 밝고 긍정적인 대사로 최면을 걸고자 한다. 유일하게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칼슘과 단백질인데 그 대사는 다음과 같다.




"부드럽고 맛있는 킨더초콜릿 100g 속에는 우유 한 컵의 칼슘과 단백질이 그대로"



이 말은 사실일까?


사실 우리가 먹는 초콜릿은 대부분 밀크초콜릿인데 여기엔 분유가 들어간다. 분유는 우유를 말린 것이니 우유의 칼슘과 단백질이 들어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밀크초콜릿을 만드는 제과업계에서 초콜릿의 미화에 이런식으로 우유의 영양소를 팔아먹은 적은 없었다. 그리고 조금 들여다보면 터무니 없는 과장 광고란 것을 알 수 있다.


킨더초콜릿 100g 속에 우유 1컵의 단백질과 칼슘이 들어있다는 얘기를 생각해보면 100g이란 양을 문제삼지 않을 수가 없다. 말 그대로 '우유'라면 100g이 아니라 200g도 300g 도 한 번에 손쉽게 마실 수 있다. 하지만 너무나도 달디 단 킨더초콜릿이라면 얘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위의 포장이 바로 킨더초콜릿 100g 이다.


킨더초콜릿 100g 은 도저히 한 번에 먹을 수 없는 많은 양이다.


위와 같이 킨더초콜릿 8개를 다 합쳐야 100g 인데 필자가 직접 먹어본 결과 한 개만 먹어도 너무 달아서 2개째는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서양 초콜릿들이 한국인의 입맛에는 지나치게 달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킨더 초콜릿도 마찬가지였다. 필자의 아이도 한 번에 한 개는 먹었지만 두 개째는 너무 달아서 먹지 못했다.


겨우 우유 한 컵의 칼슘과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꼭 이 설탕덩어리를 8개나 억지로 입에 구겨 넣어야 하는 것일까?



킨더초콜릿을 칼슘과 단백질 섭취를 시키겠다는 목적으로 아이에게 줬다간 소아당뇨병에 걸리고 충치로 이가 남아나지 않을게 뻔하다.


킨더초콜릿은 어린이용으로 포장하여 마케팅을 하고 있지만, 실상은 흔한 외산 밀크 초콜릿에 불과하다.


기업의 거짓 광고와 최면에 속아 아이의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이탈리아의 초콜릿 공룡기업인 페레로는 킨더에그(Kinder Egg) 생산과정에서의 아동노동착취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킨더초콜릿의 진실 - 아동노동착취의 그늘)


하지만 구태여 외국에서 벌어지는 아동노동착취 문제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페레로가 한국에서 대놓고 하는 과장, 최면 광고 만으로도 충분히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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